한 분야를 특화하는 것이야말로 정리해고의 칼바람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하나의 전략

리 마틴은 건설・부동산 관련 회사에 인재를 추천하는 헤드헌터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건설업계 인력이 220만 명이나 줄어들면서 텍사스주 댈러스 소재 헤드헌팅 업체를 다니는 마틴은 틈새시장에 초점을 다시 맞추거나 새로운 일을 알아봐야 할 상황이었다.

이력서를 검토하거나 인맥을 활용해 인재를 발굴하던 마틴은 공공건물 계약 분야에 적극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훨씬 더 특화된 소규모 시장이었지만 전시특수로 경기가 살아남에 따라 군기지와 기반시설 수요가 늘면서, 마틴이 몸담고 있는 회사는 시장이 얼어붙은 2~3년 동안 견뎌낼 수 있었다. 마틴은 회사에서도 승진했다.

커리어 전문가들에 따르면 어떤 분야에서 일하든 회사와 업계가 앞으로 필요로 하는 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한 분야를 특화하는 것이야말로 정리해고의 칼바람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하나의 전략이라고 조언한다. 분야를 특수화하면 급여도 높아질 뿐더러, 회사 측에서 새롭게 성장하는 분야나 기존 분야를 다시 키우려고 할 때도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헤드헌팅업체 케이/베이스먼인터내셔널 공동 CEO인 제프 케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전문가는 어떤 분야에 특화된 능력 때문에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 경향이 있다. 또한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기까지는 다양한 교육과 경력을 받았을 것이기 때문에 보다 일반적인 일까지도 맡길 수 있다. 회사는 일단 급한 불을 끄고 나면 전문 인력을 원래 채용할 때 시키려고 했던 분야로 다시 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제너럴리스트는 추가로 교육을 시켜야 특수한 분야에 투입할 수 있다.”

전공 분야나 부전공 분야를 갖고 있으면 사내에서 입지가 굳건해진다. 시카고 소재 제조업체에 다니는 앤드류 크래키는 다른 사람들이 꺼리는 임무(브라질 지사 장기 파견)를 자원해서 몇 번이나 불어닥친 대량 정리해고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인력이 줄어든 부서 대신 다른 쪽으로 눈길을 돌렸고, 멘토와 함께 공동 작업을 했다. 그 결과 재무와 영업, 기획 분야를 예전보다 깊이 이해하게 됐다.

현재는 조달부서 팀장이 된 크래키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게 됐다. 조달 업무를 하는 사원들은 회사 경영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경영을 이해하면 다른 회사와 협상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

중요도가 점차 떨어지는 전문 분야에 발목을 잡히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도 중요하다. 업계 간행물, 인맥,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자신이 속한 업계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특수분야라는 것은 단시간 내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전문 분야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진화하기 때문에 적응할 시간적인 여력이 있다. 일단 결정을 내리면 발 빠르게 움직일 것. 가령 여행사 직원들은 법인 고객 전문가로 분야를 좁힐 수도 있고, 모험 여행 분야로 특화시킬 수도 있다.

추가로 교육을 받거나 자격증을 따거나 경험을 늘리는 것은 개인에게 달려있을 경우가 많다. 회사는 교육 예산을 줄이고 교육 프로그램을 복원할 계획이 없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일리노이주에서 활동하는 헤드헌터인 팀 혼은 이렇게 조언했다.

“학부를 졸업하고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들다면 박사학위를 고려해볼 만 하다. 다른 후보들과 자신을 차별화할 수 있는 무기를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