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그런지의 대부 SOUNDGARDEN
"인디 정신을 고수하라! "
SOUNDGARDEN
artist SOUNDGARDEN
title <Superunknown> 1994, A&M Records.
members VOCALS & GUITAR : CHRIS CORNELL
LEAD GUITARS : KIM THAYIL
BASS & VOCALS : BEN SHEPHERD
DRUMS : MATT CAMERON
시애틀 그런지의 대부 SOUNDGARDEN
필자의 개인적 편견의 소산인지는 몰라도 SOUNDGARDEN의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아, 뭘 좀 아는 사람이다' 라고 감탄하게 된다. 솔직히 시애틀 그런지에 웬만큼 매료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SOUNDGARDEN을 이해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점만은 믿어도 좋다. NIRVANA, PEARL JAM 등의 음악에 이골이 났을 때쯤에 SOUNDGARDEN을 들어 보라. 분명히 그것은 해갈의 샘이자 조화로운 '음악의 정원'일 것이다.
SOUNDGARDEN처럼 팬들과 평론가들, 동료 뮤지션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팀도 흔치 않았다. 후에 커트는 NIRVANA가 SUB POP에서 레코드를 내고 싶어했던 가장 중요한 원인이 SOUNDGARDEN이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베이시스트 BEN이 커트의 절친한 친구였다는 사실도 널리 알려져 있다.) NIRVANA가 평소에 연습곡으로 SOUNDGARDEN의 곡들을 자주 연주했다는 것도 유명하다. 또한 SOUNDGARDEN은 시애틀 그런지 역사의 중심에 있었던 산 증인이기도 하다. 밴드의 기타리스트 KIM은 시애틀 그런지의 뿌리가 된 SUB POP의 공동 소유자이며, SUB POP에서 두 번째로 발매되었던 앨범이 바로 87년 SOUNDGARDEN의 데뷔 EP <SCREAMING LIFE>였다. NIRVANA의 데모를 먼저 접한 것도 바로 SOUNDGARDEN이었다. 뿐만 아니라 SOUNDGARDEN은 MOTHER LOVE BONE-PEARL JAM의 전신 밴드-의 프론트맨 ANDY WOOD의 죽음과 커트의 자살 등 시애틀 락씬의 가장 비극적인 장면도 눈앞에서 겪을 수밖에 없었다.
시애틀 그런지의 원형질을 보여주는 SOUNDGARDEN
사실 SOUNDGARDEN은 NIRVANA가 미국 락씬의 판도를 갈아엎기 훨씬 이전부터 실력 있는 시애틀 로컬 밴드로서 명성을 쌓아 가고 있었다. 정의 내리기 힘든 음악성 때문에 헤비 메틀로도, 펑크로도 분류되어지곤 했는데, GUNS N' ROSES의 펑크 커버 앨범 <THE SPAGHETTI INCIDENT?>에 B면 첫 곡으로 수록된 <BIG DUMB SEX>가 바로 SOUNDGARDEN의 곡이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밴드의 역사와 이름 값에 대한 반증이다.
우선 SOUNDGARDEN에 대해 주목할 점은 그들이 시애틀 그런지의 원형질을 보여준다는 점일 것이다. 곡 자체를 뜯어봐도 사이키델릭을 깊이 차용하여 끊임없이 반복되는주술적인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고, 펑크의 유산을 이어받은 공격적이면서 파워 넘치는 기타 리프가 용암처럼 흘러 넘치고 있다. 그래서 SOUNDGARDEN은 NIRVANA팬들에게나 ALICE IN CHAINS팬들에게 모두 먹혀들 만한 요소가 충분하다. 또 SOUNDGARDEN의 사운드는 밴드의 이름 그대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혼돈스러우면서도 강력하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실지로 들어보면 블랙사바스의 흔적이 깊이 배어 있고, 하드락이나 사이키델릭, 쓰레쉬, 하드코어, 펑크, 데쓰 메틀, 블루스까지 한데 어우르고 있어 그야말로 각 장르 간의 화학적 결합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순수하지만, 잘 짜여진 소음'이라는 CHRIS의 표현도 수긍할 만하다. 발군의 테크니션들인 멤버로 구성된 덕분인지 SOUNDGARDEN은 빈틈없이 짜여진 곡의 구성과 육중한 연주를 통하여 소위 MUSCLE ROCK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모든 사실 이전에, 일단 SOUNDGARDEN이 확실히 뭔가를 시원하게 보여주는 밴드라는 점은 더욱 중요하다. 그들의 사운드는 여타 시애틀 밴드에 비할 수 없으리만치 강력하다. CHRIS의 보컬 자체가 끊임없이 질러대기만 하는 탓일 수 있지만, 늘상 듣기에는 부담스러워도 가끔씩 들으면 정신이 아득해질 만큼 매력적일 때가 있다.
<SUPERUNKNOWN> 소개
통산 4번째 정규 앨범인 <SUPERUNKNOWN>은 아이러니하게도 앨범 이름과는 달리 너무나 잘 알려져 버린 앨범이다. 발매 첫 주 앨범 차트 1위 기록을 시작으로 미국에서만도 300만장 이상 팔려 나갔고 그래미 상 수상이라는 영예까지 안겨 준 앨범으로서 밴드의 최고 성공작이라고 불러도 하등의 무리가 없다. <SUPERUNKNOWN>은 일단 전작 앨범 <BADMOTORFINGER>과는 다소 사운드의 방향성이 다르다. 'TRUE ROMANCE'에 삽입된 <OUTSHINED>등 <BADMOTORFINGER>에서는 마구 정신없이 몰아치는 혼돈스럽고 공격적인 사운드를 들려주었다면, 본작에서는 보다 탄탄하고 무거워진, 한결 잘 다듬어진 음색을 내고 있다. 필자의 생각에는 NIRVANA의 <NEVERMIND>를 좋아했던 팬들에게라면 <SUPERUNKNOWN>이 훨씬 더 어필할 수 있을 것이고, <BLEACH>에 심취한 팬들이라면 <BADMOTORFINGER>에 더 매력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각 곡에 대한 리뷰로 넘어가도록 하자. 앨범의 오프닝은 <LET ME DROWN>, 강력하게 반복되는 기타 리프로 곡이 시작된다. SOUNDGARDEN만의 스타일을 느껴볼 수 있다. 처음부터 앨범은 들뜬 분위기로 달려간다. 이어지는 <MY WAVE>는 싱글 커트 되었던 곡으로서, SOUNDGARDEN 특유의 탁탁 끊어주는 비트감 넘치는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앨범을 통틀어 손가락에 꼽히는 베스트 트랙이다. 3번째 곡인 <FELL ON BLACK DAYS>
역시 싱글 커트 곡이다. 3번째 곡에 이르러 <SUPERUNKNOWN> 앨범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는 무겁고 가라앉은 사운드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암흑의 날들을 만나'라는 곡 제목 그대로 뒤틀리고 음울한 정서가 가득 배어 나온다. 4번째 트랙인 <MAILMAN>은 <FELL ON BLACK DAYS>의 암울한 정서가
이어지고 있는 곡이다. 육중하면서도 내려앉은 사운드가 대단히 매력적이다. '이봐, 날 몰라? 난 네 발 밑의 쓰레기야' 식으로 시작하는 자기 파괴적 폭언의 가사도 심상치 않다. 5번째 트랙에서 앨범의 분위기는 또 다시 사납게 몰아치는 사운드로 변환한다. 이 앨범의 타이틀 곡이기도 한 <SUPERUNKNOWN>은 SOUNDGARDEN의 예의 그 혼돈스럽고 강력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각 파트가 두드러지게 부각되면서도 연주는 환상적으로 조화되고 있다. 비주류의 정신을 고수하라는 후배 및 동료 뮤지션들에게 던지는 메세지 'ALIVE IN THE SUPERUNKNOWN' 은 지극히 당당하다. 6번째 곡 <HEAD DOWN>은 리듬 파트가 강화된 앨범의 특징이 감지되는 곡이다. 다시 어둡고 가라앉은 분위기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7번째 곡 <BLACK HOLE SUN> 앨범 내 최고 히트곡이다.
일단 들으면 귀에 익은 분들도 많을 듯. 지금까지의 곡들에 비해 대중에게 어필할 만한 사운드를 내고 있는데, 멜로디도 이질감이 덜하고 인트로 부분의 페이저 기타음 등 매력적인 훅도 들어 있다. 느린 곡이지만 사이키델릭함이 살아 있다.
다음 곡은 또 하나의 히트 싱글인 <SPOONMAN>이다. (유독 이 앨범에는 'MAN'이라는 말이 들어간 제목이 두 개씩이나 된다.) 부클렛에 표기된 대로 곡의 제목은 PEARL JAM의 JEFF AMENT에게 힌트를 얻은 것이다. 영화 'SINGLES' 출연 중 가상의 밴드 CITIZEN DICK의 멤버로 분했던 JEFF가 그 밴드의 가공 앨범을 직접 디자인하면서 곡 제목을 아무렇게나 써넣었고, 그 제목을 재미있게 생각한 SOUNDGARDEN이 후에 곡으로 만든 것이다. 또 이 곡의 비디오 클립을 보면 숟가락 두개를 자유자재로 놀리면서 멋진 슬램 댄스를 선보이는 남자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가 바로 실존하는 'SPOONMAN'인데, ARTIS란 이 남자는 숟가락 연주로 시애틀에서 꽤 유명한 괴짜 거리 뮤지션이라고 한다. 곡 자체를 들어보면 RAGE AGAINST THE MACHINE을 연상하게 하는 간주도 들리고, 특히나 리듬 파트가 실로 화려하게 대두되고 있어 매력적이다. 이 앨범에서 가장 흥겨운 트랙이고 꼭 추천해 보고 싶은 곡이다.
9번째 곡인 <LIMO WRECK>에서 앨범의 분위기는
또 다시 어둡게 전환한다. 코러스가 매우 인상적이라서
귀에 잘 들어오는 곡이다. 다음 곡 역시 우울한
분위기로 시작되는 <THE DAY I TRIED TO LIVE>.
<LIMO WRECK>의 감정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고
가사에선 자조적인 목소리가 배어 나온다. 5분이 훨씬 넘는
우울한 곡들이 연달아 수록되어 있어서 듣는 이 쪽에선
이쯤해서 지겨운 느낌이 날 만한데, 다음 곡
<KICKSTAND>는 그러한 느낌을 불식시켜 줄 만큼 강력하다.
SOUNDGARDEN 곡치고 혹독히 짧은데다가 펑크 식으로 치고 빠지는 스타일의 곡을 들려주고 있어서 깔끔한 느낌을 준다.
12번째 트랙 <FRESH TENDRILS>는 무겁게 가라앉은 사운드이지만 날카로운 긴장이 느껴지는 곡이다. 무거운 다운 피킹으로 시작하는 다음 곡은 <4TH OF JULY>이다. <HEAD DOWN>같은 분위기의 곡이다. 블랙사바스적인 인상도 준다.
14번째 트랙은 퍼쿠션의 원초적인 사운드가 돋보이는 <HALF>. 자세히 들으면 첼로와 비올라도 사용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현악기가 사용될 때처럼 아늑하고 낭만적인 느낌은 찾아볼 수 없다. 보컬도 기타도 베이시스트인 BEN이다. 앨범의 마지막 곡 <LIKE SUICIDE>는 7분이 넘는 대곡이다. 독특한 리듬으로 곡이 시작되는데, 구성적인 측면에서는 평범하지만 빼어난 연주를 들려준다. 지금까지 SOUNDGARDEN의 <SUPERUNKNOWN>앨범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보았다.
< DISCOGRAPHY >
ULTRAMEGA OK 1988
LOUDER THAN LOVE 1989
SCREAMING LIFE/FOPP 1990
BADMOTORFINGER 1991
SUPERUNKNOWN 1994
DOWN ON THE UPSIDE 1996
A-SIDES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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